한미미사일지침과 MTCR. 그리고 한국 밀리학개론



美, 한국 미사일 사거리 300㎞이상 반대



이기사를 보시고 반미의 피가 끊는 분들이 분명 있으시겠지요.

아니면 이성적으로 주권국가로서 이것은 아니다 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이참에 아예 한미미사일가이드라인 폐기하고 독자적인 탄도미사일개발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는 의견.."

충분히 이해합니다만,

몇가지 생각해볼것이 있다면,



우선, 흔히 한미 미사일 양해각서라 불리우는 것의 지금까지 과정을 살펴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1. 1979년 한국형 미사일 개발을 위해 미국의 기술, 부품지원을 받는 조건으로 180km이상의 미사일 개발,획득 금지 대미보장을 하였습니다. 이것이 시작이였죠..물론 이 대미보장을 할때도 미국의 압력에 의하여 그렇게 된것이라는 둥, 전두환씨가 미국의 환심사고자 홀랑 갖다바쳤다는 둥의 말이 많이 있었습니다.

2. 1990년 [한미 미사일 양해각서] 개정에 따라 사거리 180km, 탄두중량 500kg 이상의 '어떤 로켓 시스템'도 개발이 금지됩니다. 이 개정으로 한국은 더욱 족쇄를 더욱 구체화시켰는데 군사/과학/산업용을 가리지 않고 모든 로켓 시스템의 개발에 제한이 걸립니다. 또한 이 개정에는 순항미사일에 대한 제한역시 포함되어 있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차후 개정논의가 다시 나왔을때(1996년) 미국언론(워싱턴타임즈)에서 한국이 미사일양해각서를 위반한 순항미사일을 개발하고 있다고 보도하고 같은날 미국의 국무부와 국방성의 대변인이 정례브리핑을 통해 우려를 표했다는 것을 근거로 생각하건데]

3. 2001년 한국은 MTCR의 가입과 더불어 기존 [한미 미사일 양해각서]을 개정하였습니다.(정확히는 한국의 요구로 양해각서는 폐기되고 이를 대체할 새로운가이드라인선언으로 바뀌었다고 합니다.) 이 개정으로 한국은 사거리 300km/ 탄두중량 500kg 이상의 미사일의 개발/획득이 금지되었습니다. 단순히 사거리가 늘어난것 말고도 두 가지 분야에서 규제가 완화되었는데, 첫째로 비군사적인 과학/산업용 로켓시스템의 개발/획득이 가능하여졌고, 둘째로 탄도미사일이 아닌 순항미사일에 대하여 규제가 상당부분 완화되었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어 현재 다시 한미 미사일 가이드라인의 개정을 논의 중 입니다.

그런데, 이런 기사가 있었지요. 美, 한국 미사일 사거리 300㎞이상 반대


둘째로, 미국이 유독 한국한테만 이러한 굴욕적인(?) 제한을 가하려고 하는냐에 대하여 입니다.

아르헨티나와 브리질은 MTCR를 각각 1993년, 1995년 가입했습니다. MTCR가입은 가입국간에 어떠한 상호 법적구속이 이루어지지 않는 국제적 합의에 불과합니다. 조약이나 국제협약이 아닙니다. 또한 MTCR가입한다고 해서 기존에 가지고 있던 미사일을 버려야 하는 것도 아니고 기술을 포기해야 하는 것도 아니지요. 하지만 이 두나라는 MTCR가입을 전후로 하여 MRBM(중거리탄도미사일)개발을 중지하게 됩니다. (물론 정확히 왜 이 두 미사일 개발이 종료되었는지 여러 의견이 있습니다.)

(CONDOR-2)


아르헨티나는 사거리 900km/ 탄두중량 450kg의 CONDOR-2 개발을 MTCR 가입과 더불어 중지시킵니다. 또한 브라질은 사거리 1200km/ 탄두중량 unknown 의 SS-1000 및 그외 SRBM 3종의 개발을 중지 시킵니다.


(SONDA-4)

또한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사거리 1500km/ 탄두중량 1000kg 인 ARNISTON도 비슷한 전철을 밟았습니다. 1989년부터 성공적으로 개발이 진행되던 ARNISTON도 1995년 만델라정부의 MTCR가입과 함께 개발프로그램이 폐기되어버립니다.


(ARNISTON)



MTCR가입에서 선발가입국들은 후발가입국을에 대하여 여러한 제약을 두고 가입을 요구했습니다. 특히 미국은 MTCR의 가입뿐만 아니라 특정 미사일 프로그램의 폐기 또는 MTCR과는 별도의 통제수단 확보를 원하여 왔습니다. 마음씨 좋게 누구나 MTCR의 가입을 받아주면 좋겠지만, 후발가입국들은 일종의 신고식(?)을 거치는 셈이지요. 후발가입국 중 유일하게 이러한 신고식을 거치지 않은 나라는 러시아 뿐이지요. 이 신고식을 당하기 싫으면 MTCR가입을 애초에 안하면 그만입니다. 사거리 300km 이상의 탄도미사일을 보유한 국가 중 대략 27개국 정도가 MTCR에 가입을 하지 않았고, 이러한 국가들 중 대표적인 나라들은 중국, 인도, 파키스탄, 이스라엘 쯤이 되겠습니다.



한국은 어떻게 하여야 할까요?


-우선. 미사일관련문제는 시간을 가지고 풀 문제이다.

2001년 MTCR가입과 새로운 한미미사일지침개정은 하루아침에 된것이 아닙니다. 이러한 논의가 구체적으로 있기 시작한것은 1995~96년쯤으로서 6년이상의 시간을 거쳐서 그나마 이전보다는 나은 현재의 지침을 가지게 된 것이지요. 이번 개정문제가 본격적으로 논의되기 시작한지 2년도 안된 것 같은데, 아직 미국이 어떠한 제스처를 보인다고하여 일희일비하기는 너무 이르지요..


-둘째로, 미국이 한국의 미사일 능력강화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인다고해서 미국을 너무 미워하면 안된다.

미국이 한국의 미사일프로그램과 관련해서만 유독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는 것은 아닙니다. 미국은 원래 타국들에게도 저렇게 대하여 왔습니다. 한국도 개정논의에 들어가면서 당연히 미국이 부정적인 입장을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을 터이고, 한국은 그것을 고려하여 충분히 자국의 이익을 확보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가면 되는 것입니다. 이전 MTCR가입과 미사일지침 개정시에도 미국은 MTCR가입은 가입이고 별도의 대미보장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고수했고 한국에게 양보할 것이 없다는 입장을 취했습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만족할 수준은 아니더라도 이전 보다는 한국으로서는 진전이 있던 개정이 되었지요.


-셋째로, MTCR과 한미 미사일지침은 별개의 사항이 아니다.

한미 미사일 지침은 MTCR가입에 보장수단입니다. 애초에 미사일 강대국이 아닌 나라들은 MTCR가입이 장거리 탄도미사일프로그램의 폐기를 뜻했습니다. 그들이 MTCR가입과 동시에 타국과 별개의 제한의 합의를 맺었는지 안맺었는지는 모르겠으나, 결과적으로 모두 군사적미사일프로그램을 포기하였고 비군사적 미사일프로그램만을 진행시키고 있습니다. 여기서 한국은 독특한 위치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지요. 미사일개발과 관련하여 후발주자이면서도 MTCR가입국이고 군사적미사일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발전시킨다는 점입니다. MTCR지킴이인(?) 미국의 묵시적 동의없이는 한국이 MTCR체제를 유지하면서 이러한 개발프로그램을 이어나가는 것은 논란을 일으키기에 충분합니다. 결과적으로 한미 미사일 지침의 폐기는 MTCR의 탈퇴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고(그것이 자발적이던 수동적이던) MTCR 탈퇴까지 가지 않더라도 실질적으로 가입국사이에서 지금의 지위를 온전히 유지하기는 힘들 것입니다.

즉, MCTR가입이라는 것이 단순히 기술통제국의 권리와 의무만을 갖는 의미만이 있는 것이 아니라 상당히 많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습니다.(그 상당히 많은 의미를 보장해주는 역할을 현재 한미 미사일 지침이 하고 있고요.)






 결론적으로 이번 개정논의가 원할히 이루어지기를 기원해야지, 맘에 안든다고 협상시작하자마자 테이블 박차고 나가버리면 상당히 곤란한 문제를 야기합니다.







P.S) 깔끔히 한미미사일지침종료한다고 한국이 망하고 세상이 변하지는 않겠지만, 지금의 군사적/ 비군사적 미사일개발프로그램의 속도가 상당히 더디어 질것은 분명합니다.

덧글

  • 엑스트라 1 2011/12/04 05:41 # 답글

    상황을 명쾌하게 정리한 개념글이군요!
  • 식빵스러움 2011/12/04 14:50 #

    시원찮은 글 읽어주셔서 감사요~^^
  • 잭라이언 2011/12/04 20:20 # 답글

    덤으로 저는 탄도미사일의 사거리 연장을 굳이 목숨걸고 추진할 필요가 있는지 회의적입니다. 탄도미사일은 기술적으로 정확도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안전한 후방에서의 배치, 공격을 가능토록 해주는 사거리 연장은 보다 정확도가 높은 순항미사일을 통해 충분히 해결될 수 있고요.

    탄도미사일이 그나마 갖고 있는 이점은 로켓추진식의 빠른 비행속도를 통한 긴급표적(예: 발사단계의 적 탄도미사일) 대응능력 뿐인데, 이마저도 10년 내외의 기간 안에 초음속 순항미사일이 실용화된다면 상쇄될 것입니다.

    그러니까 전략형 타격자산은 육해공의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운용되는 순항미사일을 중심으로 구성하고, 탄도미사일은 적 전방이나 후속 증원제대를 신속하게 격멸하는 장거리 전술포병의 역할로 족할 것입니다. 그러려면 굳이 탄도미사일의 사거리가 1,000km 씩이나 될 건 없죠. 늘려야 500km 내외?
  • 식빵스러움 2011/12/05 13:50 #

    비교적 안전한 대전이남지역에 발사하여 북한전역을 범위에 둘수있는 사거리 700~800km/ 탄두중량 500kg이상의 탄도미사일 개발/획득이 가능하게 한미협의가 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봅니다. 이 정도의 요구를 미측이 절대 받아들일수 없다고 한다면 그때는 협상전체를 다시 생각해보고 다른방안도 논하여져야 되겠습니다.

    한국이 탄도미사일협상에 절실한 것은 북한의 탄도미사일전력을 따라잡고, 시한성긴급표적에 대한 타격 또는 중량의 탄두를 활용 엄폐된 핵심시설 무력화에 초점을 두어야 되겠지요... 그 이상의 주변국에 대한 억지력으로 탄두미사일을 활용해야 한다는 것은 둘째이지요..
  • 진실게임 2012/03/22 15:17 # 삭제 답글

    잘 이해가 안되는 글입니다.

    MTCR을 위해 한미 미사일 협약이 필요하다면...애초에 MTCR에 가입해야할 이유는 무엇인지요?
    어떤 이득을 얻을 수 있는 건가요?

  • 김치찌짐 2012/04/20 10:12 #

    NPT를 생각하셔도 됩니다. MTCR 미가입국의 리스트를 봐도 되고요.
  • Strigon 2012/10/04 16:21 # 삭제 답글

    상당히 훌륭하고 사건에 대한 인과성과 근거를 잘 구분한 글이라고 생각합니다.
    무조건적으로 표면만 보는것이 아닌 심도있는 글이군요.
    잘 읽고 갑니다.
  • 식빵스러움 2012/10/05 19:55 #

    좋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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